미자의 집은 정갈하고 아늑했다. 오래된 친구들과의 재회, 그리고 그 속에서 새삼 다가온 일상의 포근함은 따뜻한 바람처럼 우리를 감싸 안았다. 미자는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했다.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이 추억을 깨웠고, 다양한 김치와 시래기 된장국은 어린 시절 함께 나눴던 맛을 되살려 주었다. 바삭한 군고구마의 향이 퍼지고, 후식으로 내어온 감말랭이, 포도, 단감, 귤이 식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 모든 음식 하나하나가 그녀의 마음이었고, 시간이 담긴 선물이었다.숙희는 "인증샷은 필수!"난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셔터 소리와 함께 순간이 멈추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이 순간만큼은 같은 길 위에 선 우리였다. 우리의 대화는 시간의 틈새를 메우듯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