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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의 초여름 풍경

들마루 2010. 5. 29. 20:57

 

 

전북 임실의 옥정호(玉井湖)는 한껏 물오른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다. 이른 여름이 시작된 무렵, 자연은 아직 한여름의 뜨거운 기운을 뿜어내기 전이다. 옥정호는 부드럽고 신선한 바람 함께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그곳을 찾는 이들을 조용히 맞이하고 있다. 물 위를 스치는 바람은 차갑지 않지만, 그 신선함이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옥정호는 붕어섬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호수 한가운데 자리한 섬은 마치 붕어 한 마리가 물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섬을 감싸고 있는 호수의 물빛은 투명하고 맑으며,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초록의 물결이 호수 속으로 스며들어 하나가 되고 있다. 산과 물, 그리고 그 사이에 피어오르는 안개까지 어우러져 옥정호는 지금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절경을 이루고 있다.

호수의 물결이 바람에 맞춰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다. 초여름의 옥정호는 아직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 호수 주변의 나무들은 신선한 초록빛을 자랑하며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고 있다. 바람에 나뭇잎이 살랑거리고, 새들의 지저귐이 어우러지며 고요한 호수의 풍경에 생명력이 더해지고 있다. 물 위로 퍼지는 잔잔한 파문은 마음 깊은 곳까지 울려퍼지고, 사람들은 이곳에서는 일상의 복잡함을 잊게된다.

옥정호는 1970년대 섬진강댐의 건설로 생긴 인공 호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의 일부로 완벽히 융화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역할을 넘어 이곳은 임실 주민들과 자연이 공존하는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근원이고, 그들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평온한 쉼터가 되어주고 있는 옥정호는 지금도 조용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금 옥정호의 물빛은 유난히 청량하고, 해가 기울 무렵 호수 위에 비치는 햇살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물가에 서서 바라보는 이들은 이 순간만큼은 일상의 번잡함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선선한 바람은 산들거리고, 물결은 바람에 맞춰 가볍게 흔들린다. 초여름의 옥정호는 그 자체로 시간을 멈추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는 지금, 호수는 초여름의 하늘을 그대로 품으며 수면 위에 노을빛을 담고 있다. 그 붉은 빛이 물결을 타고 번져가며 호수의 잔잔함을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호수 앞에 선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이 고요한 시간 속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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