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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기억 (Memories of Exchange)

들마루 2024. 9. 16. 05:33

교류의 기억 (Memories of Exchange)

우리는 한국에서 챙겨온 인스턴트 식품을 꺼내 현지인들과의 첫 교류를 시작했다.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포장과 독특한 향에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우리의 선물을 받아들였다. 대가로 그들은 갓 바베큐한 고기와 방금 따온 바나나를 내밀었고, 그들의 손에서 건네진 자연의 선물은 이곳의 삶과 문화를 단번에 느끼게 해주었다. 고소한 연기와 달콤한 향이 어우러져 바닷바람을 타고 퍼졌고, 우리는 이곳이 완전히 다른 세상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머물던 해변은 에머랄드빛 바다가 눈부시게 출렁이는 산호 모래사장으로 이어졌다. 그 고운 모래는 발끝을 간지럽혔고, 나뭇잎이 무성한 야자잎으로 엮은 그늘진 쉼터는 뜨거운 태양 아래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평온한 장소였다. 파도 소리와 함께 바람이 불어와 우리의 피부를 어루만지며, 이곳에서의 평화로운 순간들을 더욱 짙게 만들어 주었다.

현지 사람들은 외지인의 방문에 익숙하지 않은 듯 보였다. 특히 꼬마 아이들은 낯선 우리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내 호기심에 이끌려 울음을 그치고,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큰 눈망울이 반짝이는 순간, 문득 우리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낯선 세상과 마주했을 때 느꼈던 그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어렴풋이 남아 있는 기억들. 우리도 저 아이들처럼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 마음이 새삼 따뜻해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잔잔한 파도 소리와 어우러져 바다를 따라 흘러갔다. 우리는 비록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세계에서 왔지만, 그 차이를 넘어서는 따뜻함과 교류가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조용하고, 마음만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현지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었으나, 한국의 허름한 여관을 떠올리게 했다. 호텔의 주인인 모리노는 친근하게 다가와 옛 이야기를 쉼 없이 풀어놓았다. 섬과 섬으로 이어진 이 나라에서는 경비행기가 주요 이동수단이었으며, 밀림 속에는 여전히 2차 세계대전의 잔재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폐허가 된 벙커와 녹슨 무기들이 남긴 시간의 흔적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이 섬의 모계 사회는 또 다른 문화적 충격이었다.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침대 끝 모서리에 신발을 올려두는 방식으로 나가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짐을 싸서 떠난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의 가족 구조는 우리와 달랐다. 아이들은 필요에 따라 다른 가정으로 주고받거나, 친족 간의 경계가 없었다.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그들의 삶과 문화는 여전히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 낯선 곳에서 우리는 그들과 다른 삶을 살지만, 서로의 존재가 주는 따뜻함 속에서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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