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가운데, 도심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잠시 고요함을 찾고 싶었다.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길지 않은 하루의 시간. 그래서 선택한 곳이 고창의 선운사와 도솔암이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몇 장의 사진이 내 발걸음을 재촉했다.고창에 도착하니 아침 공기는 한결 맑고 상쾌했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사이로 들리는 새소리는 도시의 소음과는 다른, 자연이 주는 순수한 선율이었다. 이런 소리들이 마음을 씻어주는 듯했다.선운사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곳이 자아내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해졌다. 1,5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이 사찰은 웅장함보다는 아늑함으로 다가왔다. 극락보전 앞에 서서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긴장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