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 걷고 있다. 하지만 바쁘다는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걷고 있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흔이 말한다. 바쁘면 지친다고~멈춰서야 쉼이 온다고. 하지만 나는, 쫓아다니는 동안에도 행복했다. 내가 쫓은 건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건 바람결이었을까? 숨결처럼 가벼운 마음. 바람결처럼 스치는 느낌마음결처럼 조용한 울림. 느낌의 결처럼 이름 붙일 수 없는 기분. 이 모든 결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며, 내 안에 머물렀다. 그 결은 사람의 눈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있었다. 햇살이 들 때 커튼이 살짝 흔들리고, 차 한 잔의 온도가 손끝에 번질 때, 나는 그 결의 존재를 느꼈다. 그 순간들을 설명하고 싶지 않지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다는 건, 삶에서 가장 단단한 평화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