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소/단편 이야기

바람에 스며드는 고요

들마루 2024. 11. 19. 04:45

바람에 스며드는 고요 
                                        백영용
바람은 천천히 다가와
누군가의 숨결처럼,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고요 속에
나는 머물렀다.

창 너머 흔들리는 나뭇잎이
작은 손짓으로 물결을 일으킬 때,
그 사이로 내 마음은
잃어버린 길을 걷는다.

잡히지 않는 바람이
가슴 속 깊이 흔들릴 때,
이내 사라진 것들에 대해
나는 묵묵히 침묵했다.

그 고요 속에서만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조용히 스며들었다.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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