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 적
나를 버리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사람들 북적이는 도시에서
내가 누군지 모르는 이들 속에서
그들의 땀에 절여진 삶으로 들어가고 싶다
나를 버리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기차역으로 나가 완행 열차를 타고
종착역에 내려
새암이 있고
싸리문 있는 시골집
마당 멍석에 누워
팔베게 베고 밤새도록 별 헤아리고 싶다
나를 버리고 어디론가 가고 싶다
낯 선 이의 틈새에서
낯 선 곳에 가서
낯 선 이들과 살면서
낯 선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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